이것저것/한문공부

한자 음운 호환

산돌개 2019. 1. 2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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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형태는  형성(形聲)문자 이다.

형성문자는  모양과 소리를 합쳐서 만들어낸 글자이다.

예를 들어  功(공 공)은  소리를 담당하는 공쟁이 공(工)과  뜻을 나타내는 힘 력(力)이 결합하여 힘써 이루어낸 일의 결과인 공을 뜻하는 글자가 되었다. 

이와 같은 경우엔  소리를 나타내는 工 이 그대로  이 글자의 음이 된 경우라서 형성문자의 모범적인 사례가 된다.  그런데 이렇게 정확하게 음을 따르지 않은 사례가 매우 많다.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河(하)  : 可(가) 가  음인데  [하] 라고 읽음

()   :  蜀(촉) 이  음인데  [독] 이라고 읽음

洙(수)  :  朱(주)가  음인데  [수]이라고 읽음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가] 와 [하] , [촉]과 [독], [견]과 [현] 은 각각 서로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해답은  음운간의  호환성에 있다. 

ㄱ 과 ㅎ 이 서로 호환되며  ㄷ 과 ㅊ 이 서로 호환되고  ㅅ 과 ㅈ 이 서로 호환되기 때문이다.

ㄱ 소리를 목구멍 소리로  발성하면  ㅎ 소리가 난다. 

ㄷ 소리가 거친소리가 되면 ㅌ 이되고 이게 다시 구개음화가 되면 ㅊ 이 된다.

ㅅ 소리가 둔탁해지면  ㅈ 소리가 된다.

ㅅ 소리를  고급지게 발음하면 ㅎ 소리가 된다.


河(하) 의 경우  어쩌면  최초에 글자를 만들었을 당시엔  [가] 라고 읽었다가 점차 강하게 읽게 되어 [하]가 되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처음부터  강하게 [하]라고 읽었을 수도 있다.  아니면  반대로  최초엔  可의 음가가 [하] 였다가 나중에 [가] 로 바뀌었을 수도 있다.  어쨋든 지간에  [ㄱ]과  [ㅎ] 은  서로 호환되는 소리이기 때문에  이와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좀 더 많은 예를 들어보자.

高(고) 鎬(호) : ㄱ ㅎ
告(고) 浩(호) : ㄱ ㅎ
古(고) 湖(호) : ㄱ ㅎ
見(견) 現(현) : ㄱ ㅎ

共(공) 洪(홍) : ㄱ ㅎ

工(공) 紅(홍) : ㄱ ㅎ

宅(택) 侘(차) : ㅌ ㅊ

鳥(조) 島(도) : ㅈ ㄷ

兼(겸) 嫌(혐) : ㄱ ㅎ

黃(황) 廣(광) : ㅎ ㄱ

平(평) 䍈(병) : ㅍ ㅂ

向(향) 晌(상) : ㅎ ㅅ

童(동) 鐘(종) : ㄷ ㅈ

川(천) 順(순) 訓(훈) : ㅊ ㅅ ㅎ


이와같이 서로 호환되는 음가를 알면  잘 모르는 글자를 만났을 때  그 글자가  형성문자일 가능성이 크다면 그 음을 유추하기가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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