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형태는 형성(形聲)문자 이다.
형성문자는 모양과 소리를 합쳐서 만들어낸 글자이다.
예를 들어 功(공 공)은 소리를 담당하는 공쟁이 공(工)과 뜻을 나타내는 힘 력(力)이 결합하여 힘써 이루어낸 일의 결과인 공을 뜻하는 글자가 되었다.
이와 같은 경우엔 소리를 나타내는 工 이 그대로 이 글자의 음이 된 경우라서 형성문자의 모범적인 사례가 된다. 그런데 이렇게 정확하게 음을 따르지 않은 사례가 매우 많다.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河(하) : 可(가) 가 음인데 [하] 라고 읽음
獨(독) : 蜀(촉) 이 음인데 [독] 이라고 읽음
洙(수) : 朱(주)가 음인데 [수]이라고 읽음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가] 와 [하] , [촉]과 [독], [견]과 [현] 은 각각 서로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해답은 음운간의 호환성에 있다.
ㄱ 과 ㅎ 이 서로 호환되며 ㄷ 과 ㅊ 이 서로 호환되고 ㅅ 과 ㅈ 이 서로 호환되기 때문이다.
ㄱ 소리를 목구멍 소리로 발성하면 ㅎ 소리가 난다.
ㄷ 소리가 거친소리가 되면 ㅌ 이되고 이게 다시 구개음화가 되면 ㅊ 이 된다.
ㅅ 소리가 둔탁해지면 ㅈ 소리가 된다.
ㅅ 소리를 고급지게 발음하면 ㅎ 소리가 된다.
河(하) 의 경우 어쩌면 최초에 글자를 만들었을 당시엔 [가] 라고 읽었다가 점차 강하게 읽게 되어 [하]가 되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처음부터 강하게 [하]라고 읽었을 수도 있다. 아니면 반대로 최초엔 可의 음가가 [하] 였다가 나중에 [가] 로 바뀌었을 수도 있다. 어쨋든 지간에 [ㄱ]과 [ㅎ] 은 서로 호환되는 소리이기 때문에 이와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좀 더 많은 예를 들어보자.
共(공) 洪(홍) : ㄱ ㅎ
工(공) 紅(홍) : ㄱ ㅎ
宅(택) 侘(차) : ㅌ ㅊ
鳥(조) 島(도) : ㅈ ㄷ
兼(겸) 嫌(혐) : ㄱ ㅎ
黃(황) 廣(광) : ㅎ ㄱ
平(평) 䍈(병) : ㅍ ㅂ
向(향) 晌(상) : ㅎ ㅅ
童(동) 鐘(종) : ㄷ ㅈ
川(천) 順(순) 訓(훈) : ㅊ ㅅ ㅎ
이와같이 서로 호환되는 음가를 알면 잘 모르는 글자를 만났을 때 그 글자가 형성문자일 가능성이 크다면 그 음을 유추하기가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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