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사투리 중에 '대꾸' 라는 말이 있다.
대꾸 라고 하면 보통 말대꾸를 의미한다.
그러나 충청도 말로 대꾸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고 있으며 품사 또한 전혀 다르다.
과연 무슨 뜻일까?
정답은? '자꾸' 이다.
자꾸를 충청도에서 대꾸라고 한다.
다음 예를 보자.
A: 엄마! 엉아가 대꾸대꾸 나 때려.
표준어: 엄마! 형이 자꾸자꾸 나 때려.
왜 이렇게 말할까?
우선 자음 'ㄷ' 부터 살펴보자
'ㄷ' 은 'ㅈ' 으로 구개음화 되기 전의 원래 음이다. 고어로 갈수록 구개음화가 안된 경우가 많다.
하늘천(天) 은 옛날에 '텬' 이라고 발음했으며 춘향전은 춘향뎐으로 발음했으나 현대어로 넘어 오면서 구개음화가 진행되어 하늘텬이 하늘천 춘향뎐이 춘향전 으로 변했다. 사투리로 갈수록 옛날 말의 음가가 대체로 많이 남아 있는데 이경우도 같은 경우로 봐야 할 것이다. 즉 'ㅈ' 의 옛 음가인 'ㄷ' 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이다.
둘째로 모음 'ㅐ' 를 살펴보자
충청도는 표준어 에서의 'ㅏ' 모음을 'ㅐ' 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ex) 호랑이 -> 호랭이
대장장이 -> 대장쟁이
홀아비 -> 홀애비
이와 같은 현상으로 '자꾸' 의 'ㅏ' 는 충청도에서 'ㅐ' 가 된 것이다.
그래서 '자꾸' 라는 말을 충청도 에서는 '대꾸' 라고 말하는 것이다.
요즘은 표준어화가 많이 되어서 대꾸라는 말을 별로 안쓴다. 그러나 내가 어릴때만 해도 우리 고향에서는 아주 많이 썼었다.
대꾸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방학때 서울에 있는 외가집에 갔었는데 거기서 대학생 이었던 외삼촌이랑 이모한테 말대꾸하는 나를 보고 외삼촌이나 이모가 '대꾸 하지마 ' 라고 했는데 나는 그때 대꾸란 말은 자꾸라는 의미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도대체 도대체 뭘 자꾸 하지 말라고 하는지 의아해서 이렇게 물었다.
' 뭘 대꾸 하지말라는겨?'
언어의 장벽이란게 바로 이런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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